금융, 세무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있을까? 역사적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화폐의 조건

슛하고불스 2025. 2. 9. 10:14

 

 우리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돈을 사용하지만, 화폐가 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습니다. 화폐란 단순한 종이나 동전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교환의 매개체로 기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까요? 


화폐의 기본 조건

경제학에서는 화폐가 충족해야 할 몇 가지 핵심 조건이 있습니다.

 

출처: JTBC 썰전

 

  1. 교환 매개체 (Medium of Exchange): 사람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때 중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가치 저장 수단 (Store of Value):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3. 가치 척도 (Unit of Account):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4. 분할 가능성 (Divisibility): 작은 단위로 쪼갤 수 있어야 합니다.
  5. 휴대성 (Portability): 쉽게 운반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6. 내구성 (Durability): 쉽게 손상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 이러한 조건이 실제 역사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살펴보고, 비트코인이 과연 화폐로서 적합한지 따져보겠습니다.

 


역사 속 화폐 사례

1. 조개껍데기 화폐 - 야피 섬의 라이 (Rai Stones)

조개껍데기 화폐

 

태평양의 작은 섬인 야피(Yap)에서는 거대한 돌로 된 ‘라이’라는 돌을 화폐로 사용했습니다. 라이 스톤은 이동이 어려웠지만, 사회적으

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신용을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화폐는 물리적으로 운반하기 어려워 현대적 화폐로 사용되기는 어렵습니다.

 

 비트코인과의 비교: 비트코인은 디지털 형태이므로 운반이 필요 없고, 인터넷만 있다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 스톤처럼 물리적 존재가 없는 것이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로마 제국의 금화와 은화

고대 로마의 금화와 은화

 

고대 로마는 금화(Aureus)와 은화(Denarius)를 사용했습니다. 이 화폐들은 일정한 금속 함량을 가지고 있어 신뢰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가 금속 함량을 줄이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로마 제국 말기에는 화폐 가치가 급락하면서 경제가 붕괴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비트코인과의 비교: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적습니다. 하지만 로마 제국의 사례처럼, 가치가 불안정해진다면 경제 시스템에 혼란을 줄 수도 있습니다.

 

3. 20세기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돈으로 연을 만드는 아이들

 

192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사람들이 빵 한 덩이를 사기 위해 손수레에 지폐를 가득 싣고 다녀야 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무분별하게 화폐를 찍어낸 결과였습니다.

 

비트코인과의 비교: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되어 있어 이러한 초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할지는 의문입니다.

 

금과 비트코인의 비교

화폐 조건금비트코인

교환 매개체 제한적 (물리적 한계) 가능하지만 채택률이 낮음
가치 저장 수단 안정적 (오랜 역사) 변동성이 높음
가치 척도 표준적 역할 가능 가치 변동으로 기준 역할이 어려움
분할 가능성 제한적 (소량 단위로 사용 어려움) 매우 우수 (소수점 단위 거래 가능)
휴대성 낮음 (무겁고 보관이 어려움) 매우 우수 (디지털 형태)
내구성 우수 (쉽게 변하지 않음) 우수 (디지털로 존재)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있을까?

위의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비트코인은 일부 조건을 충족하지만 아직 완전한 화폐로 자리 잡기에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장점:

  • 발행량이 고정되어 있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음
  • 디지털 형태라서 운반이 용이함
  • 전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

단점:

  • 가격 변동성이 너무 커서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되기 어려움
  • 거래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가 비쌀 수 있음
  • 법적 규제와 사회적 신뢰 부족

현재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며, 실생활에서 일반적인 화폐로 쓰이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과 제도가 발전하면서 미래에는 주요 화폐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화폐의 본질은 신뢰에 달려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대중의 신뢰를 얻고, 변동성을 줄이며, 법적 장벽을 넘는다면 언젠가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화폐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 사례가 보여주듯, 화폐의 개념은 시대와 기술에 따라 변화해 왔기 때문입니다.